소낙이 | TIBIU
너는 나의 시
소낙이 · 日常 · 治愈漫画连载어머니의 자살, 영혼이 찢긴 채 쫓겨난 보육원 밖의 세상은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거대하고 깊은 비관적 늪이었다. 유일한 자유, 홀로 써 내려가는 시로 그저 하루하루 죽어만 가던 은오는 자신만큼 시가 절박했던 출판사 대표, 지한을 만난다. “살고 싶습니까?” “네, 살고 싶어요. 나 좀… 나 좀 어떻게 해줘요.” 시집 계약을 하는 날, 그는 이상한 제안을 해 온다. “강은오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권지한과 만남을 가진다.” 잘못 태어났고, 언제나 잘못하고 있다고 자신에게 화살을 겨눌 뿐이던 두 개의 삶 사이로, 구원의 시어들이 파동을 타고 가득가득 채워진다. “비겁하게 변명하고, 그 뒤에 숨어 있어도 돼요. 숨 쉴 구멍 하나는 있어야지.” “우리 끝까지 함께해요, 대표님.” 세상 끝으로 향하는 발길 곁에, 함께 가고자 묵직이 선 또 다른 발길. 그렇게 나란히 걸으며 남은 흔적은 둘만의 사랑 시가 되어 간다. -미리 보기 “나는 아직 완치되지 않았습니다. 종종 우울감을 느끼고, 종종 강한 충동을 느끼죠.” “….” “강은오 씨의 시 덕분에 나아진 게 이 정도라는 겁니다. 그리고….” 권 대표가 나를 향해 아프게 웃었다. 그의 표정은 분명 다정했음에도 쓰라렸다. 종잇조각이 나를 투박하게 베어 낸 것 같았다. “강은오 씨를 내 눈 안에 담고 내 손에 담고 내 품에 담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큰 치료입니다. 맞닿을수록 소통할수록 그 효과는 더 거대해지죠.” 계약 조건을 떠올렸다. 매일 한 번은 반드시 만나자는 어이없게도 생뚱맞은 조건. 그 조건에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서 나를 불러들인 것이었다. 그저 터무니없는 허울이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그에게 숨 쉴 구멍은 내 시. 그리고 나 자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