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 TIBIU

깊은 곳을 흔들어
최지원 · 现代背景 · 黑道漫画连载유산처럼 엄마가 남기고 간 빚더미. 나는 순식간에 엄마가 진 빚의 신체 포기 각서 대리인이 되어 있었다. 이후로 거대한 폭우를 맨몸으로 막으며 참아 내야 하는 세월이 시작되었다. 정말이지 절박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원금은커녕 이자만 해도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었다. 그렇게 서서히 지쳐가던 중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게 된다. “내가 너 빚잔치 시원하게 하게 해 줘?” “우리 윗대가리가 공사 하나 치려고 설계 들어간 게 있거든.” 박 부장은 가면을 쓴 것처럼 친절한 낯으로, “네가 착수만 하면 작업하는 동안 이자 제해 준다.” 무언가를 꾀어내려는 듯 사근사근 말했다. * * * “너 말이야… 여태껏 기 한번 못 펴 보고 살았지?” 그가 선문답 같은 질문을 내놓았다. 조롱하거나 능멸하는 어조가 아니었다. “내가 너 기 좀 펴게 해 줄 수도 있는데.” 그가 손바닥으로 관자놀이를 받치고 나른하게 나를 응시했다. “너 하는 거 봐서 장 사장보다 내가 더 신경 써 줄 수 있다고.” “…….” “너 편하게 살게 해 줄 수 있어. 나 지금 아주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해됐어?” “그러니까….” 의외로 일이, 쉽게 되어 가고 있었다. 아니, 어수룩한 나에게 그가 쉽게 걸려들었다. “우리, 계속 만나는 거죠?”
검은 터널
최지원 · 现代背景 · 重生漫画连载스무 살 생일, 초은이 홀로 지내던 낡은 고시원에 불이 번졌다. 거대한 화마가 팔을 벌려 위협하는 가운데, 불길을 헤치고 초은에게 다가온 한 남자. “널 구해 주면 난 뭘 얻는데?” “…네?” “목숨을 구해 주는데 마땅히 대가가 있어야 하지 않아?” “사, 살려만 주시면 뭐든 할게요.” 이 불바다에서 안전하게 나갈 수만 있다면, 설령 남자가 악마라 해도 상관이 없었다. “그냥 나랑 내 집에서 살면 돼.” “…네?” “같이 살자고. 내 옆에 있으면 너도 사는 게 편해질 거야.” 그렇게 시작된 음험한 동거. 음습한 행위를 요구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진은 초은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초은은 진이 선사하는 다정함과 안락함에 하루가 다르게 익숙해져 갔다. 진은 초은에게 은인이었고, 보은의 대상이었다. 그의 정체를 알기 전까지는. * * * 그러니까 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내 권속이 되어 살아. 나면서부터 외롭지 않은 적이 없던 아이였다. 늘 정에 굶주리고 사람을 그리워했지. 그러한 까닭으로 가족이라는 결속은 그녀가 절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진이 손수 만들어 준 안전하고도 따듯한 울타리는 평생 그녀를 묶어 둘 올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