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산 | TIBIU
18+첫사랑이 복학했다
윤산 · 治愈 · 校园漫画连载칙칙하고 씁쓸했던 고등학교 시절, 구겨진 문제집 페이지 구석에 반짝거리는 스티커 같았던 남자. 김바다. 어쩌면 짝사랑 같은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나가는 봄바람 같던 설렘은 4년이라는 시공간 속에서 쉽게 자취를 감춰 버렸다. 혼자서 앓던 나날에 비해 지워 버리자 마음먹으니 그다지 어렵지도 않았고. 그런데, 운명의 장난인지, 어느 날 갑자기 그가 같은 과로 복학했다. 짜증이 치밀도록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이걸 그냥 쌩까? 아니면 미친 척 도발해? 이상한 객기 같은 게 피어오른다고 하면 또라이 같이 들리려나? 그런데 진심이었다. 묘한 정복욕이 솟구쳤다. 제게 군침을 흘리며 들이대는 수많은 남자들과 김바다가 다르면 얼마나 다르랴 한번 알아볼까 싶기도 하고. “오빠, 저랑 잘래요?” “…….” “아, 물론 잠만 자는 거 말구요.” 하… “서희연, 꼼짝 말고 집으로 들어가. 데려다줄 테니.” “어라, 뭐예요? 저, 지금 까인 거예요? 기분 X나 더럽네.” 자존심에 상처가 날 대로 난 희연이 일부러 김바다를 옆을 지나쳐 가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갈 길 가세요. 그럼.” 그렇게 제 첫사랑의 끝을 예감한 순간, 강한 악력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의 시선은 아까처럼 평온하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게 탁해 보이는 눈동자가 저를 담은 채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쿵쿵대며 힘차게 뛰는 김바다의 가슴은, 그의 입을 통해서는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블라인드 데이트(Blind date)
윤산 · 现代背景 · 占有欲/嫉妒漫画连载드디어 뉴욕에 입성도 했겠다, 끝물이긴 하지만 소중한 리즈시절을 마음껏 만끽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갑자기 선을 봐서 시집을 가란다. 아니, 21세기 뉴욕에서 맞선이라니? 그런데 이 남자, 배우 모델 찜쪄먹게 생긴 외모에 명석하고 부유하고 다 가졌다, 딱 하나 인성만 빼고.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줄줄 꼬일 거 같은데, 눈에 뭐가 씌었나, 왜 자꾸만 싫다는 나한테 들이대?” 뉴욕 나이트 라이프(Night Life)의 킹핀이라... 돈, 두뇌, 가오, 간지. 다 가지긴 했다. 채워도 채워도 허전하고 외로운 이 마음이 문제지. 태어나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버지, 자신보다는 음악을 선택한 어머니. 덩치는 산만 한 남자가, 여자들을 떼로 거느리는 남자가, 사실은 심각한 애정 결핍이라니. “질척대는 여자 싫어. 매달리는 여자 싫어. 나 보고 웃음 흘리는 여자 싫어. 하지만 그렇다고, 나만 보면 도끼눈 뜨고, 연락 씹고, 쿨하게 손 털고 가버리는 여자한테 목매는 건 뭐냐고!” *** “조이안 씨는 왜 입만 열었다 하면 저속한 말이 튀어나와요?" 저를 지긋이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서 별다른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부끄럽거나 기분이 상하라고 일부러 던진 말이었는데, 그에게는 타격감이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부모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그래서 존나 삐뚤어진 거지." 지금까지 귀찮아질 정도로 달라붙는 여자들을 손쉽게 가져 봤다. 그런데 이 여자, 처음으로 제게 순순히 넘어오지 않는 이 괄괄한 여자가 지금 제 충동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었다. 죽어라 튕기면 튕길수록 저는 더 아릿하게 꼴린다는 사실을 여자가 알 리가 만무했다. 처음 선이랍시고 만났을 때만 해도 특이하네 재밌네 정도였는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툭툭 끊겨서 만남이 이어질 때마다 점점 수위가 높아진다. 그 모습에도 안 꼴리면 어디가 고장 난 거 아닌가. 홍당무같이 익은 뺨을 하고 있는 주제에 곧 죽어도 뻣뻣하게 구는 수지가 귀여워 죽을 지경이다. 미간을 구기며 입술을 비쭉거리더니, 사람 환장하게 또 툴툴대는 불평을 빨간 입술 사이로 쏟아 낸다. "사랑을 못 받았으면 못 받았지, 왜 자꾸 말이 짧아지세요?" 조이안이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다. 씨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아, 더티 토크는 존댓말로 듣는 게 취향이세요?" 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