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민 | TIBIU

걸음이 느려서
윤경민 · 现代背景 · 占有欲/嫉妒漫画连载“알바한테 포즈를 보는 능력이 있나 보자.” “네에?” “사진을 찍는 사람은 그 포즈를 한 번씩 취해 보는 것도 좋은 거야.” 놀라움의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나오자 악동처럼 준혁의 입꼬리가 쓰윽 올라갔다. 그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서현은 무대로 다가가 주춤주춤 예의 그 모델과 같은 포즈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는 어색해하는 그녀에게 빠르게 다가가 모자를 벗겨내고는 눌려 있는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자, 다시 해 봐.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상 그대로.” 하얀 셔츠를 입은 서현은 팔짱을 끼고 몸을 옆으로 살짝 틀었다. 유난히 흰 피부와 대조되는 붉은 입술을 살짝 벌리고 촉촉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준혁이 흩트린 그녀의 긴 단발머리가 퇴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어제 그가 모델에게 원했던 포즈보다 더한,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섹시함이었다. 쿵! 별안간 그의 심장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어이, 알바! 그만 해. 그만 하면 충분하다.”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지만 머릿속에는 그를 유혹하는 듯한 그녀의 퇴폐적인 모습만이 고장 난 영사기처럼 무한 반복이 되고 있었다. 내 프레임 안에 갇혀 버린 너. 오로지 사진 만이 인생의 전부였던 나에게 어느 날 그녀가 다가왔다. 카메라 렌즈가 나도 모르는 사이 그녀에게로 향하고 있다. 자꾸만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골치 덩어리 그녀를 어떡하면 좋을까?
마른하늘에 날벼락
윤경민 · 现代背景 · 浪漫喜剧漫画连载골프장 공사 선정 프레젠테이션 발표장. 조경 디자이너인 해든은 화면을 띄우고 호흡 하나, 동선 하나, 시선 하나, 발음 하나까지 신경 써가며 개요부터 시작해 조곤조곤 설명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창 진행해 나가는 중에 갑자기 최현민 상무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왜 저러지? 뭐가 맘에 안 드나? 그녀의 입에서는 기계적으로 골프장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눈은 온통 절대 갑인 최현민 상무에게 가 있었다. 그는 아까와 다르게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더니 비소를 머금었다. 그러더니 그녀를 검지로 가리켰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 모양은 분명 ‘너’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나? 내가 뭐? ‘런던 꽃뱀!’ 뭐? 꼬, 꼬, 꼬오, 꼬옷 배앰? 저 남자가 지금 제정신인가? 감히 누구더러 꽃뱀이래, 꽃뱀이! 아주 멀끔하게 잘생긴 남자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그냥 무시하고 계속 프레젠테이션을 이어 나가려는데, 그녀의 기억 저편에서 뭔가가 불쑥 튀어 나왔다. 오 마이 갓! 런던 호텔에서 원나잇한 줄 알고 뺨을 갈긴 남자가 그럼……!![인형의 굴레[외전증보판] 封面](/assets/default-cover.svg)
인형의 굴레[외전증보판]
윤경민 · 现代背景 · 办公室恋爱漫画连载결혼…… 하신다구요?”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이었던지 강산의 한쪽 눈썹이 추켜 올라갔다. “결혼한다고 변하는 것은 없어. 결혼도 사업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면 돼. 넌 그 자리 그대로 지키고 있으면 되는 거고.” 진경은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당연한 듯이 못 박는 강산을 아프게 바라봤다. “한진경. 생각 따위는 하지 마라. 명령이야.” 3대째 이어져 오는 지밀비서(至密秘書)의 굴레. 태어나기 전부터 그녀는 그에게 속한 사람이었다. 그를 위해 철저하게 만들어진 인형의 심장엔 오롯이 그를 소유하고 싶은 사나운 욕심이 커져간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남자가 될 수 없고, 그녀는 그의 여자가 될 수 없다. 지밀비서! 이제 그 운명의 굴레를 부서트리고 벗어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