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레나 | TIBIU
그 해 여름 하면 나는 그 애를 떠올린다
옐레나 · 校园 · 现代背景漫画连载[그러니까 너, 디아스포라(Diaspora)네.] 디아스포라(Diaspora) : 자의적, 타의적으로 기존 땅을 떠나 흩어져 사는 집단 혹은 현상(사전적 정의). [...디아스포라?] 영국에서 온 남자애. 국제고, 바이올린, 유학 그리고 그 놈의 반지르르한 얼굴. 나는 그 애가 조금 재수 없었다. [유대인이 왜 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민족인지 알아? 그게 다 조상 대대로 여기저기 떠돌아서 그래.] [떠돌아?] [그러니까, 경험 많은 건 무시 못 한다고. 알고 보면 그거 되게 좋은 거야.] 그 애는 풍요 속에 빈곤했고 나는 번화함 속에 공허했다. 부모의 이혼과 디아스포라 생활 같은 것들은, 내가 그 애에게 가질 수 있는 한 점 유일한 동질감이었다. 풀벌레 우는 여름밤 우리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같았으니. “닮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기적 같아.” “네가 널 안 믿으면, 누가 널 믿어주겠어.” “너도 나 걸레 아닌 거 믿는다며.” “윤여원. 여원아.” 윤여원, 윤여원, 윤여원...... 끝 모르는 낮더위처럼 네가 부른 내 이름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여름, 열대야, 새벽의 채팅창 그리고 미술관 담벼락의 능소화. “이도훈. 너, 백하진이랑 사귀어?” “걸레 같은 새끼.” “나는 이제 너 안 봐.” 지나치게 불공평했다. 그 해 여름 하면 나는 아직도 그 애를 떠올린다. 유구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