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리 | TIBIU

탑에 갇힌 황녀를, 망가뜨리러 왔다
윤채리 · 浪漫奇幻 · 初恋漫画连载“새로운 세상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손가락 하나로, 보여드릴 수 있는데.” 킬리언의 그 말 한마디에, 토끼 같은 눈을 깜빡이던 황녀의 볼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그녀의 아래, 그곳도 저렇게 대책 없이 분홍일까 상상하니 벌써 혀 밑으로 침이 고이고 아랫배가 뻐근하다. 에일린의 투명한 녹안이 마치 이 탑을 둘러싼 호수 세렌처럼 한없이 고요하고 잠잠하다. “좋아요. 경이 날 도와주세요.” 하, 저 당돌하고 순진한 미소라니.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줄 알고. 킬리언은 조용히 고인 침을 삼키며 다짐했다. 저 여자의 호수를 마구 흩트리고, 범하고 또 범하리라. 그녀 눈 속의 찰랑이는 호수가 신음과 눈물로 뒤덮이다 넘치고 쏟아져 내려 결국 이 탑을 집어 삼키겠지. 그리고 이 제국마저도 잡아먹을 것이다. 그 마지막 순간에 자신은 오롯이 제 것이 된 황녀의 저 뽀얀 살결 위를 난잡한 사정액으로 온통 뒤덮어, 복수와 정복의 증거로 삼으리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1살 생일이 되기 전에 순결을 잃으면 제 목숨뿐 아니라 황제의 황관도 날아간다는 예언 때문에 10년 동안 탑에 갇혀 지낸 황녀 에일린. 그런 그녀 앞에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기사, 킬리언이 나타난다. 킬리언은 사실 에일린의 아버지가 배반하고 일족을 몰살시킨 크로라흐탄 왕국 스펜서 왕가의 마지막 아들, 헨리 폰 스펜서. 그는 애초에 황녀의 순결을 빼앗고 황제와 현 황가를 몰락시킬 계획으로 그녀에게 접근했던 것. 아이처럼 순수한 황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조금씩 쾌락으로 물들이는 킬리언. 그는 자신에게 길들어 마음껏 젖고 신음하는 여자가 가장 황홀경에 빠진 순간, 나락으로 떨어뜨려 주리라 결심하는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킬리언의 마음을 파고드는 황녀의 반짝이는 녹안. 망가뜨리러 온 황녀에게 집착하게 되었다. 몸도, 마음도 전부.
18+디에 멜루시네
윤채리 · 浪漫奇幻 · 初恋漫画连载남자가 휘두른 칼 끝에 빛 한자락 스미지 않던 유리 수조의 모서리가 쩍, 소리와 함께 금이 갔다. 칠흑의 바다처럼 검은 머리카락과 짙은 눈썹. 그 아래 보름달처럼 형형한 금빛 눈동자가 인어를 느른하게 응시했다. “꺼내 와. 산 채로.” 어둠에서 그녀를 구해주고. “멜루시네. 그게, 이제부터 네 이름이다.” 또 이름 지어준 남자. 매일, 밤새 보고 있어도 지겹지 않았다. “좋아….” 마치 잔물결이 입술 주변을 간질이다 심장까지 흘러내리는 기분. 여자는 직감했다. 그토록 기다려오던 제 세렌히데, 운명의 상대를 드디어 만났다는 걸. * “왜. 도망이라도 치려고?” 그의 첫 전리품이 된 물고기, 자신의 소유. 이젠 제 것이 되었는데도 저 여자는, 인어는 아직도 바다에 속한 존재 같다. “똑똑히 봐둬. 멜루시네.” 그에게 붙잡힌 턱을 바르르 떨면서, 여자는 눈 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봤다. “다신 볼 수 없을 테니.” 키에론이 제게로 파고들 때마다 그녀는 온몸이 반으로 쪼개질 것만 같았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서 느닷없이 풍랑을 만난 것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휩쓸려간다. “하으… 흐. 키에론….” 그녀가 그리웠던 건 아마도 이 아득한 감각. 혹은 남자의 온기와 절실해 보이는 부딪음. 아래로, 더 아래로. 하나로 얽힌 두 사람이 심해까지 깊숙이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