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희 | TIBIU

커튼콜
유재희 · 现代背景 · 初恋漫画连载그녀의 부탁은 간단했다. “우리, 이혼해요.” 위자료도 필요 없으니 이혼해 줄 것. “나를 그렇게까지 싫어했나.” “좋아하지도 않았죠.” 그들의 결혼 생활은 한 편의 연극무대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의 현실에 들어와 있었다. “거절하지.” “네, 거절…… 네?” 자경의 맑은 눈동자에 비친 자신을 보며 깨달았다. “나한테 받고 싶은 게 있으면, 잘 보여서 받아 내면 될 거 아닌가.” “당신한테 잘 보여서, 이혼을 받아 내라고요?” “잘해 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 아내를, 놓아줄 수 없다는걸.
잔재
유재희 · 现代背景 · 办公室恋爱漫画连载“그래서 본인의 잘못은 없다는 겁니까?” 상사의 터무니없는 갑질과 책임 회피로 망쳐 버린 프로젝트. 그 책임을 묻는 승조의 말에 은수는 언니의 죽음을 떠올린다. 주위 모두가 그녀의 잘못이라 탓하는 상황 속, 상실의 아픔조차 추스르지 못하고 입을 닫았던 은수는 이번에도 침묵을 택하지만. 그라면, 별거 아닌 제 가치를 알아봐 줬던 윤승조라면 한 번쯤 온전한 제 진심을 알아주리라 기대했던 걸까. “들어 줄게.” 짧은 한마디에 마음은 열렸고. “여은수 씨, 얼마나 흘릴 작정입니까?” “하으…… 읍.” “목구멍이 전부 당신이야.” 따듯한 온기에 닿고 싶다는 욕심은 불씨가 되어. “책임질게.” “……뭐라고요?” “여은수 씨, 내가 책임진다고.” 지울 수 없는 잔재가 되었다.
밀과(蜜果) : 삼켜질 때까지
유재희 · 架空历史 · 同居漫画连载기루에서 태어나 사내아이로 열두 해를 살아온 아신. 소년임에도 뛰어난 미색으로 탐해지려던 그 순간, 어미의 죽음을 대가로 달아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다시 생사의 기로에 놓이고, 마지막을 받아들이려던 그때, 운명처럼 나타난 이에게 목숨을 구원받는다. 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사내, 아니 검은 머리의 짐승에게. 아신은 사내, 장효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주리라 결심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무심하였다. “떫은 건 싫다.” “그럼…… 어느 정도까지 익으면 될까요?” “젖과 꿀이 돌거든, 그때.” 그때만 해도 장효는 알지 못했다. 이토록 무해한 순수, 그 자체인 아신에게 욕심이 생길 줄은. “사내놈도 계집도 아니었던 저는 아직도, 아이인가요?” 눈을 감아도 아신의 잔상이 사라지지 않을 날이 올 줄은. * * * 순백의 몸이 달빛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였다. 다른 이는 몰라도 그에게는 선명하게 보이는 가장 순수한 기운이 그녀의 눈으로부터 시작되어 주위로 퍼지고 있었다. 늘 높게 묶어 말아 놓은 머리카락이 수묵화처럼 흐드러져 어둠에 녹아내렸다. 얇은 수건 하나만 두른 몸은 오히려 적나라해 가리지 않은 것만 못했다. 매번 보던 얼굴이 다르게 보였다. 아니, 달랐다. 청초하게 핀 뽀얀 얼굴에 불그스름한 뺨. 유난히 맑고 반짝이는 눈동자와 당황한 듯 벌어져 가쁘게 숨을 내뱉는 입술. 결을 따라 빛이 흐르는 길고 검은 머리카락에 간신히 숨긴 여린 몸. 순수한 영혼이 모든 것을 내보인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개화. 그래, 어린 계집은…… 아신은 그곳에 꽃처럼 피어 있었다. 이것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자 처음 느껴 보는 감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