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여리 | TIBIU

알고보니 오빠친구
임여리 · 现代背景 · 浪漫喜剧漫画连载“너 이러고 다니는 거 네 오빠가 알아?” “저한테 오빠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그걸 모르는 게 비정상이지 않을까.” 12년이 지나, 어른이 되어 마주한 홍재이는 한껏 성숙하게 물오른 꽃봉오리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편이라, 네 마음대로 못 끝내.” “후회 안 할게요.” 재이는 문조의 옷깃을 두 손으로 꽉 말아 쥐었다. “나도 해 보고 싶어요.” 제 옷깃을 꽉 움켜쥔 채로 재이가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맹랑한 구석이 있긴 했는데, 뭐 이렇게 그대로 컸을까. “내가 누군지 기억해 내.” “그럼 해 줄 테니까.” 재이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그녀가 한 걸음 더 문조에게 다가섰다. “나랑 해 주면.” “그때 기억해 줄게요.” 그녀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발꿈치를 들었다. 입술이 아슬아슬하게 닿을 듯 말 듯 가까워졌다. “기어이 선을 넘네, 이게.” 툭. 12년 만에 만난 친구 동생이 끝내 이성을 끊어 먹고 말았다.
눈꽃 향기
임여리 · 同居 · 占有欲/嫉妒漫画连载“LK 뷰티 브랜드 총괄기획본부장 서강혁 상무입니다.” 단단하고 낮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가 서빈의 심장을 가차 없이 흔들었다. 제발 그가 아니길 바랐던 찰나의 기도가 무색해졌다. 11년 동안 단 한 번도 잊지 못했던 그녀의 첫사랑, 서강혁이었다. 나를 알아볼까. 네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온 거냐며 화를 내진 않을까. 혹시라도 그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나마 고민했던 자신이 우스워졌다. 서빈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엔 티끌만큼의 변화조차 없었다. 고작 관심 몇 번 받았다고 특별한 사이라도 된 줄 알았던 걸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LK 그룹의 후계자인 그가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기엔 깃털보다 더 가볍게 스쳤던 인연일 뿐이었다. 어쩌면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꽃잎 한 번 피워보지 못했던 가엾은 첫사랑은 기억 속에 고이 묻어 두고 이대로 협업에만 전념하면 될 테니. “서빈아.” 하지만, 못다 핀 첫사랑이 못내 아쉬워서였을까. “잤어, 우리.” 그를 더는 밀어낼 수 없었다. “그만 밀어내라고.” 서빈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집요하게 일렁이는 그의 눈동자가 그녀에게 닿았다. “키스도 하고, 잠도 자고, 연애도 할 거니까.” 겨울이 지나면 다시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너는 그냥 내가 가자는 데로 따라오기만 하면 돼.” 언제까지나 제 곁을 지켜줄 것 같은 든든한 눈빛으로 서빈을 바라 보고 있었다.
불온한 집착
임여리 · 职场 · 现代背景漫画连载무려 7년만의 재회였음에도 지난 시간이 무색할만큼 변함없이 훌륭한 외모였다. “반갑다고 인사라도 해 줘?” 놀란 표정으로 두 눈을 끔뻑거리는 윤서를 향해 낮은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여전히 그의 시선은 서류에 꽂힌 채였다. “우리가 반갑다고 인사나 나눌 사이는 아닐 텐데요.” 서류를 두 손으로 꽉 말아 쥔 윤서가 최대한 싸늘하게 말을 건넸다. 심장이 쿵쿵 울리며 터질 것처럼 뛰었지만 절대로 긴장한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무심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한 채 턱 끝도 살짝 들었다. 반갑다고 인사를 건넬 사이도 아니고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물을 사이도 아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순수했던 어린 시절, 잠시 앓고 지났던 열병 같은 첫사랑. 좋았던 기억보다 아파했던 기억이 더 큰 흔적으로 남아 있는 아련한 기억 정도일 뿐이었다. 오랜 기간 묻어두었던 기억이 제멋대로 날뛰지 않도록 그 사람의 향기가 머무는 공간을 빠르게 벗어났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오랜만에 조우한 7년 전의 기억을 뒤로하고 애써 발걸음을 옮겼는데. “오늘 퇴근하고 약속 있습니까?” 회사 상사로 부임한 그가 갑자기 집착하기 시작했다. “약속 없으면 나랑 밥이나 먹죠.” “약속이 있든, 없든 전무님과 제가 밥을 같이 먹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가 이렇게 철벽이실까. 그래도 우리가 꽤 뜨거운 사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7년 만에 재회했으면 밥 한 끼 정도는 괜찮지 않나?” 미소든, 실소든, 조소든.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백강현은 윤서에게 너무 위험한 상대였다. 다시는 그에게 말려들지 않겠다고 아무리 애써 봐도 갑자기 밀려든 파도에 흩날리는 모래알처럼, 그가 이끄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갔다. “보고 싶었어.” 7년 만에 나타난 첫사랑의 속삭임은 너무나 달콤했다.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의 곁에 두려는 것뿐이라 할지라도, 윤서는 그가 내미는 손을 끝내 거절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