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솔 | TIBIU

왓츠 인 마이 백(What's in My Bag)
소리솔 · 现代背景 · 同居漫画连载외모도 재력도 모두 갖춘 남자, 지강철. 그 탓에 강철의 흥미는 길게 가지 않았다. 이지안이 나타나기 전까진. 첫 만남은 그 소유의 빌딩 옆 좁은 골목이었다. 거대한 가방을 메고 아주 느린 걸음으로 제 앞을 걷다가, 동그란 벌레를 쫓아 뛰던 그녀였다. 이내 날아간 그것이 아쉬워 아래로 휘어진 입꼬리가 강철의 머릿속에 콕 박혔다. 그날부터 이상할 정도로 그녀와 동선이 겹쳤다. 역시 빌딩 엘리베이터에서 다섯 번 정도, 1층 편의점에서는 세 번. “이걸 왜 세고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데 여전히 그의 시선은 여자를 향했다. 강철은 여자의 이름이라도 알아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매력적인 남자의 연애 기술. - 자주 마주쳐라. 마주침이 잦아질수록 상대는 어느 순간 당신을 인식할 것이고, 당신 생각에 잠 못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벌써 한 달이 지나도록 여자는 강철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정장도, 편안함을 드러내는 캐주얼한 의상도 소용이 없었다. 이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가 택한 방식은 화려하고도 효과적이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통성명이나 하죠. 지강철입니다.” “……이지안입니다.” 여자의 시선이 비로소 제게 닿았으니.
반도의 겨울
소리솔 · 现代背景 · 同居漫画连载종종 보이는 덫을 제외하고는 평화로운 원악산 자락, 동물 행동학자 함반도는 이곳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쪽 길은 험해서 위험합니다. 돌아가세요.” 그런 하루가 소란해진 건, 산 길목에 앉아 있는 등산객에게 말을 건 순간부터였다. 등산객은 스스로를 감독이라고 소개하더니. “저, 선생님! 사, 사람 한 번 살려 주신다고 생각하고, 저랑 작품 하나 하시죠.” “싫습니다. 원래도 촬영은 안 하지만, 당신하고는 조금이라도 엮일 마음 없으니까.” “제가 어떻게 하면 마음을 돌리실 거예요?” 제 허벅지를 덥석덥석 잡지를 않나, “그럼 저를 일꾼으로, 써 보시는 건 어때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혼자는 힘들다. 벅차다. 버겁다. 함께 하면 덜 힘들다. 재밌다.” 최면(?)을 걸지를 않나, “12쪽과 26쪽은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감상평은 내일 들을게요!” 포트폴리오를 냅다 쥐여 주고 사라지지를 않나. 분명 이상하기 짝이 없는 여자였다. 그런데 왜일까, 종일 그녀의 환영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말간 얼굴로 헤실거리는 낯짝, 둥그런 아치형으로 잘 다듬어진 눈썹, 오묘한 회색이 감도는 눈동자가. “진짜 최면에 걸린 건 아니겠지?” 그렇지 않고서는 말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