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양 | TIBIU
언더커버 로맨스
시월양 · 初恋 · 爱恨交织漫画连载장마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 밤. 신은재는 병원 앞에서 남자 한 명, 아니. 개 한 마리를 줍는다. “피떡 된 개새끼들 더 몰려오면 곤란하잖아요. 여기가 무슨, 자선 동물 병원도 아니고. 재수 없게 꼬인 건 나 한 명이면 족하지.” 능청스럽게 손목을 문질러 주던 남자는, 어느새부터 은재의 삶의 틈을 불쑥 벌리고 들어와 영역 표시를 해댔다. “그냥 발정 난 개새끼 하려고. 섹스하는 것도 아니고 살결에 입술만 비비는 건데도 안 돼?” 인생에 낙이라고는 없던 그녀로서는 썩 나쁘지 않았다. 자꾸만 궁금증과, 욕망을 일으켜 주는 이 남자와 함께라면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신은재는 김재혁이 개새끼의 거죽을 뒤집어쓴 늑대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뒤늦게 깨달았다. *** “결국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거잖아. 재미있었어요? 꿈도, 희망도 없는 여자 하나 데려다 꼬시는 거. 나는 기분이 되게 좆같은데.” “선생님.” “단 한순간이라도, 진짜 좋아하기는 했어요?”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불법 조직의 장기 적출 의사로 추락한 신은재에게 남은 것은 복수심뿐이었다.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찾고, 제 마음을 농락한 남자를 무너트리는 것. 그러나, 이번에도 형편없이 무너지는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개새끼…….” “감당 안 될 정도로 밉겠지만.” “…….” “가끔은, 나도 이렇게 봐주고 그래요.” 뺨을 후려쳐 얼얼해진 손바닥을 말아 쥔 채, 은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눈앞의 남자가 몹시 거슬리고 아파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