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연 | TIBIU

미친 유혹
김혜연 · 现代背景 · 初恋漫画连载차경은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무정한 눈동자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는 김 비서에게 다른 지시를 내렸다. “재계 30위 안에 드는 기업가 집안 출신에 미혼인 남자들 명단, 모레까지 가져와.” “네?” “선 좀 보려고. 결혼을 해야겠어.” “결혼요?” “그래, 결혼. 내게 승산이 없다니, 만들어 내야지.” 당황해서 되묻는 김 비서에게 남의 일인 듯 무심하게 내뱉고 차경은 고요하던 한식당을 나왔다. 행복한 결혼 생활? 그런 건 덧없는 꿈이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진즉에 버렸으니, 기대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고른 남자, 현이도. 어차피 뻔히 아는 사이, 서로의 목적만 분명히 하면 깔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현재 차경의 상황에 현이도만큼 좋은 대안도 없다. 미쳤냐는 야유를 들을 각오를 할 뿐이었다. “결혼 안 해?” “그게 왜 궁금하지?” “어차피 해야 할 거, 나랑 하는 건 어떨까 해서.” 차경은 긴장으로 심장이 멎어 버릴 것 같은 심경을 애써 감췄다. 이도가 상대의 의중을 가늠하듯 턱을 들어 올리고 또다시 빤히 쳐다보다가 덤덤하게 대꾸했다. “심차경에게 선택받았다고 기뻐해야 하나?” “나 진지해.” “가 봐. 다른 데에서 진지해져.” 이도가 차경의 어깨에 걸쳐져 있던 재킷을 뺏었다. 버리라고 할 땐 언제고, 헛소리를 하는 사람에겐 이것조차 아깝다는 듯 옹색하게 굴었다. 차경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입 밖으로 꺼내 버린 미친 소리였다. “평판 신경 써야 하잖아. 그러니 너도 해야 하잖아, 눈 가리고 아웅. 암암리에 소문 다 났다고 해도, 아직 세간에까지 파다하게 퍼진 거 아니잖아. 진의그룹 주가를 바닥 치게 만들 거 아니면, 사생활 신경 안 쓰면서 방어 막이 되어 줄 여자, 필요하지 않아?” ‘게이’라는 단어만 제외했을 뿐, 차경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를 리 없을 터였다. 더러운 가십거리로 전락할 네 취향에 단단한 방패가 되어 줄 여자가 바로 눈앞에 있다고, 차경은 좀 더 강력히 어필했다. 그는 여전히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차경은 초조해졌다. 생각해 보니 이도만큼 좋은 선택지가 없는 것 같아 자꾸만 조바심이 났다. “나한테 아직 관심 있어?” “착각이야. 내가 너한테 이상한 마음을 가질 리 없잖아. 넌….” “게이니까?” 이도가 옅게나마 피식 웃었다. 그리곤 무정하게 덧붙였다. “해 보자, 그거. 눈 가리고 아웅.
소꿉친구
김혜연 · 现代背景 · 初恋漫画连载“난 평생이 걸려도 기다릴 거거든.” 철렁! 웃음이 멈추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무슨 소릴 들은 걸까? 여원은 후딱 정신을 차렸다. 이상한 생각을 할 뻔했다. 그녀는 멈췄던 웃음을 다시 흘렸다. “그래, 서진후 잡을 여자는 좋겠네.” 여원은 와인을 홀짝홀짝 마셨다. 그런 여원을 주시하던 진후의 입술이 느릿하게 벌어졌다. “기회 줄게.” “어?” “날 잡을 기회. 네가 은퇴하고 나와 함께 쌓을 추억을 기대하면서 난 언제까지나 기다릴 거니까.” 무슨 말이냐고 묻기도 전에 진후가 반쯤 몸을 세우곤 덮치듯 여원에게 고개를 내렸다. 중간에 있던 와인병이 쓰러졌는지 액체가 흐르는 소리가 났다. 맞부딪친 진후의 입술이 뜨거웠다. 깊고 아득한 숨결과 와인 향이 감미로운 조화를 이루며 순식간에 여원의 폐부까지 몰려들었다. 입술이 열리고 그의 혀가 입 안으로 들어왔다. 혀끝의 감촉이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다. 진후의 혀가 그녀의 입 안을 파헤치기라도 할 것처럼 구석구석을 누빈다. 결국 여원의 혀를 한 번 옭아매더니 놓아주질 않았다. 끈질기게 그녀의 혀를 휘감고 빨아들이기를 반복했다.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열정적인 키스에 여원의 숨이 점점 더 가빠졌다. 진후. 서진후. 내 10대를 모조리 앗아 간 녀석. 진후는 이렇게 키스를 하는구나, 싶어서 여원의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진후의 냄새가 온몸을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불꽃
김혜연 · 浪漫奇幻 · 架空历史漫画连载“조금 전의 무희로군. 날 불러 세운 이유는?” “제 첫 밤을 요청드립니다.” “거절하지.” “첫 밤입니다. 딱 하루. 그 외엔 제 쪽에서 먼저 대공 전하를 거절하겠습니다.” 리가 안색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조금 전과 같이 무심히 대꾸했다. “거절은 이쪽에서 먼저 했어.” “이유가 무엇입니까?” “흥미가 일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겠지. 남자가 여자를 안지 않는 이유는 그것뿐이지 않나.” 굴욕적일 것이다. 연회에서의 수군거림대로 모든 사내들이 그녀의 발밑이라도 핥고 싶어 환장할 정도로 매혹적인 여인이니 이 말 또한 수치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 모리안에게선 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예상외의 말이 흘러나왔다. “다행입니다.” “무엇이?” “흥미가 없으시니, 딱 하룻밤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침대에 누워 계시기만 하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첫 밤이라더니, 뭘 잘 알고 있는 모양이군.” 모리안의 목덜미가 붉어졌다. 굴욕과 수치에도 새하얗던 피부가 그제야 변하는 걸 보니 리의 바지 속이 더욱 요란하게 꿈틀거렸다. “듣는 소리가 많으니까요. 서툴러도 성의껏 모시겠습니다.” “플라마의 무희는 자긍심이 높다고 들었는데, 이런 구걸을 듣게 될 줄은 몰랐군. 그동안의 명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건가?” “제 자긍심을 챙기기보단 전하의 자긍심을 먼저 돌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발끈한 모리안의 말이 일격처럼 날아들었다. 사내로서 성욕도 없다는 말처럼 들려서 리는 묘한 흥분이 일었다. 확실히 다른 여인들과는 나눌 수 없는 대화였다. 굴욕을 굴욕으로 대갚음하는 건 그녀의 자존감이 높다는 뜻. “좋은 한 방을 날렸다. 네 말대로 긍지를 살피도록 하지. 유익한 대화였으니….” “그럼 첫 밤을 주십시오.”
18+새벽달
김혜연 · 初恋 · 架空历史漫画连载그는 야비하게 입술을 비틀었다. “그래서 짐에게 안기고 싶은가.” “…….” 의신이 벌떡 일어서 효월에게 다가갔다. 고개가 들린 효월의 눈동자가 불안스럽게 흔들리는 것을 의신은 잔인하게 노려보았다. “그 가느다란 두 다리를 벌리고 속살을 열어 주겠다?” 신부의 붉은 너울 속으로 의신의 손이 불쑥 들어왔다. 기다란 손가락이 목덜미를 스치고 올라가는가 싶더니 효월의 뺨에 닿았다. 효월의 어깨가 희미하게 떨리는 것도 아랑곳없이 붉게 칠해 놓은 입술 새로 곧장 그의 손가락이 침범했다. “벌려 보아라.” 난데없는 침입에 효월의 턱이 덜덜 떨렸다. 의신의 거칠고 난폭한 행동에 걷잡을 수 없는 당황과 수치심이 한꺼번에 효월을 그러쥐었다. “읍, 읍!” “핥고, 빨아.” 보드랍고 미끄러운 살점을 의신의 손가락이 마구 휘저었다. 효월의 목이 뒤로 꺾여 가는 걸 보는 의신의 눈빛이 하염없이 차가웠다. 그렁그렁 효월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물기가 차오른 눈으로 의신을 원망스레 보았다. “으읍!” “구문도 제대로 벌리지 못하는 주제에 하문을 벌리겠다?” 효월의 고통 어린 신음을 몇 번이나 듣고서야 손가락을 뺀 의신이 피식 웃었다. 조롱과 비웃음으로 효월의 마음을 아프게 긁고선 파르르 떠는 그녀에게서 몸을 돌려 그는 그대로 현오각을 나갔다. 수치심. 그가 주려는 게 무엇인지 효월은 정확히 깨달았다. 눈물이 똑 허벅지 위로 떨어져 점을 그렸다. 두렵고 서러웠다.
야우(夜雨)
김혜연 · 现代背景 · 占有欲/嫉妒漫画连载“매입하신 초은산을 되돌려받고 싶어요. 위약금은 원하시는 만큼 드릴 수 있어요.” 우현은 꼬았던 다리를 풀고 두 손을 합쳐 손끝으로 턱을 괴었다. 욕망이라고 대답하기 바랐다. 아니면 뻔한 수작일지라도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 핑계라도 대거나. 하지만 기대는 보란 듯이 어긋났다. 어쩌면 네가 아니라 매입 부지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은근히 그의 마음을 비웃던 이성이 킥킥거리는 환청이 들렸다. 이은새의 목적이 ‘송우현’이라는 남자가 아니라 ‘초은산’이라는 게 명확해진 순간, 기대감이 돌처럼 굳어 버렸다. 그 마음을 고스란히 타고 우현의 턱도 경직되었다. “내 대답도 짐작해 봐요.” “초은산은 제게 정말 소중해요. 위약금을 몇 배로 올리시더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소중하다는 감정을 말로 내뱉고 나자 가슴을 채운 착잡함이 울컥 솟아올랐다. 눈물을 애써 참아 보려는 은새의 맑은 흰자위에 붉고 가는 핏줄이 퍼져 나갔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나는 뼛속까지 사업가인 사람입니다. 내게 이익이 된다면 뭐든 포기하지 않아요.” 은새가 바짝 마른 입술을 힘겹게 떼었지만, 우현의 답은 단호했다. 사업은 무조건 이익이 우선이었다. 앞날을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무언가가 있지 않은 한 무모한 투자나 섣부른 계약은 하지 않는다. “그날, 왜 말도 없이 사라졌지?” 뜬금없는 물음에 은새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귓가가 붉게 달아올랐다. 잠시나마 잊고 있던 그날의 기억이 은새의 머릿속을 폭풍처럼 휩쓸었다. 말문이 막혀 그녀가 가만히 있는 사이, 우현이 마치 침대에서 속삭이는 듯 허스키하게 말을 흘렸다. “내 밑에 깔려 있었던 날을 말하는 거야.
도마뱀
김혜연 · 现代背景 · 恋爱漫画连载살면서 가끔은 도마뱀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적에게 잡히지 않도록 제 꼬리를 댕강 잘라 버리고 곤란스러운 위험을 피해 어디론가로 도망치는 도마뱀처럼 사라지고 싶은 시간이. 하연에겐 지금이 그런 순간이었다. 맞선 상대로 나와 마주 앉은 강지태라는 남자의 예리한 눈빛에 그녀는 질식할 것 같았다. “제 코가 석 자인 양반은 품위를 유지할 돈이 없고 가진 게 돈뿐인 상놈 출신 만석꾼은 이제 명예를 가지고 싶어 하지. 양반 족보 사들이려는 게 이 맞선의 시발이고 의도라는 것쯤은 알 테고… 그래도 이 결혼, 할 겁니까?” 뼈가 아플 정도로 적절한 비유였다. 제 눈꺼풀이 희미하게 파들거리는 것을 눈치챈 하연은 아예 두 눈을 감았다 떴다. 동요한 티를 숨기고 침착해 보이고 싶었다. “네.” “원래 성격이 그렇게 조용해요?” “조용한 걸 원하시나요?” “내가 바라는 대로 맞춰 살겠다는 뜻이군.” “지적해 주신 대로 이 결혼의 의도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하연의 메마른 답변에 지태가 피식 웃었다. 명색만 맞선이지, 그 너머에 깔린 진짜 목적은 아버지의 병원을 도산의 위기에서 구해 줄 ‘자금 마련’이었다. 그러니 하연은 지금 면접을 보러 나온 것과 마찬가지였다. 예쁘게 웃으며 어떻게든 남자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작은 미소조차 나오지 않았다. 결혼이라는 거래를 통해 애정도 없이 평생 함께 살아야 할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현실이 씁쓸했다. “그만 일어섭시다.” 고급스러운 테이블의 모서리 부분을 응시한 지 몇 초도 되지 않아 딱딱한 목소리가 들렸다. 만난 지 딱 10분여가 흘렀을 뿐이다. 하연은 무거운 눈길로 그를 응시했다.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솔직히 말하자면, 애매합니다. 수동적인 사람은 좋아하지 않아서요.” *작품 키워드 : 현대물, 맞선, 전문직, 권선징악, 갑을관계, 재벌남, 능글남, 다정남, 존댓말남, 뇌섹녀, 능력녀, 동정녀, 외유내강, 잔잔물, 추리 *남자주인공: 강지태 – 국내 최대 식품 외식 업체의 후계자. 3년 전 우연히 마주친 윤하연을 맞선에서 다시 만났다. 생기 없이 메마른 얼굴로 결혼 시장에 나온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재미없지, 그러면. *여자주인공: 윤하연 – 자현 종합 병원 신경과 전문의. 자금난에 빠진 아버지의 병원을 살리기 위해 돈 많은 집안과의 결혼이 절실했다. 하지만 강지태란 남자는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고 싶은 도마뱀이 되고 싶은 그녀의 마음도 모르고 모호한 태도로 다가왔다. 차라리 싫다고 하든가! *작품 속 하이라이트: “사탕 좋아합니까?” 운전석으로 올라탄 지태가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종이 가방을 내밀었다. 백화점에서만 판매한다는 유명한 사탕 업체의 로고가 겉면에 새겨져 있었다. “아뇨.” “단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그녀의 심정을 이미 파악한 모양이었다. 하긴 인사도 없이 차에 올라타 전방만 주시하는 데다 목소리도 나긋하지 않으니 모르는 게 바보일 거다. 하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응시했다. “나랑 잘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