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야 | TIBIU

보랏빛 배덕
낙야 · 浪漫奇幻 · 架空历史漫画连载성직자의 피를 가장 좋아하는 뱀파이어, 헤레이스. 순례자들의 고행이 끝나는 성축일은 그녀에게 만찬장이나 다름없었다. 11년 만에 돌아온 만찬에 들뜬 것도 잠시, 그 어떤 피보다 먹음직스러운 혈 향을 가진 남자를 만났다. “축성을 받은 꽃입니다. 순례자 축제 동안 갖고 계십시오.” “아….” “성기사 유스티노의 이름으로 보증합니다.” 높게 묶은 햇살과 같은 금발, 티 없이 깨끗한 깊고 푸른 눈동자. 훈련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과 은빛 폴드런에 새겨진 성호. 가장 탐나는 먹잇감은, 하필 성도를 지키는 성기사 단장이었다. * * * 헤레이스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유스티노의 피를 갈구했다. 아니, 처음 사랑에 빠진 여인처럼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릿속은 온통 그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누구냐.” “글쎄. 네 목을 물어뜯을 사냥꾼일까? 아니면… 연인?” 잘 벼린 검이 느리게 다가올수록 헤레이스의 입꼬리는 높게 올라갔다. “역시, 사냥꾼보다는 연인이 낫겠지? 난 당신과 함께하고 싶거든.” 단단한 팔을 쓸어내리자 검을 잡은 손이 바르르 떨렸다. “아주 오래.” 헤레이스는 그의 입술 위로 제 입술을 맞춰 페로몬을 더욱 깊게 불어 넣었다. 마침내 검이 추락하고 챙그랑,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제야 포개어졌던 입술이 떨어졌고, 푸른 눈에는 빛이 사라졌다. “안녕, 달링.”
선홍빛 배덕
낙야 · 浪漫奇幻 · 初恋漫画连载지겹고도 외로운 300년이라는 시간 끝에서 인간이 되고 싶은 뱀파이어 헬레나. 인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들고 온 데니스는 그것을 대가로 그녀에게 ‘내기’를 제안해 온다. “전에 네가 귀여워했던 사제. 어엿한 성직자가 되었더군.” 그녀가 귀여워했던 사제는 한 명밖에 없었다. 아이작. 공교롭게도 그녀가 여신상의 날개를 보고 떠올린 아이였다. “그놈의 사랑을 마셔. 너만의 사냥을 하는 거야. 레나.” 사제, 아이작을 유혹하고 그 피를 마시라는 조건. 결국 내기에 응한 헬레나는 아이작이 있는 작은 마을을 20년 만에 다시 찾아가는데…. “사제 아이작입니다.” 20년 전,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던 기억 속 어린아이는 그때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단정해진 갈색 머리카락과 옅은 녹색 눈동자는 여전한데 선이 굵어진 얼굴과 사제복 아래로 드러나는 단단한 체격, 큰 키는 다른 사람 같았다. 고작 20년을 못 봤을 뿐인데 젖살이 빠지지 않아 오동통하고 뽀얀 뺨을 가졌던 소년은…. 어느새, 남자가 되어 있었다. 순진한 사제인 그를 욕망에 잠식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그의 신앙심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든 써야만 했다. * * * 아이작은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조심스러운 손길에 눈을 떴다. 타오르는 불꽃처럼 붉게 넘실거리는 머리카락과 초콜릿 오팔을 연상시키는 눈동자. 그리고 달빛처럼 하얀 피부에 덧그려지는 매혹적인 미소. “헬레나… 선생님…?” 얇은 잠옷 위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여체에 그는 생전 처음으로 몸이 달아오른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 그녀의 몸을 안고 음험한 생각을 한 탓에 벌을 받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괜찮아요. 그저 꿈일 뿐이에요.” 여인은 허리를 슬쩍슬쩍 움직이며 자극을 더해 갔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참된 성직자의 신앙심도 흔들렸다. “아이작. 본능에 충실해요. 꿈속이잖아요? 여신께서도 볼 수 없는 곳이랍니다.” 짙어진 장미 향기만큼이나 달콤한 유혹에 결국 이성이 무너진 그는 뭔가에 홀린 듯이 손을 뻗어 여인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꿈을 빙자하여 아이작과 몸을 섞은 뒤에야 헬레나는 깨달았다. 신실한 사제인 그는, 교미에 타고난 사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