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번쩍 | TIBIU

사랑의 배터리
동에번쩍 · 喜剧 · 体育漫画连载(일부 동일한 지명, 스포츠팀명, 이름 등이 쓰였으나 작품의 모든 내용은 실제와 무관한 허구입니다.) 월드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처음으로 앤디 그레이슨을 보았을 때, 13살이었던 유진의 우주는 하나로 좁혀졌다. 그리고 그 우주의 중심에는 앤디 그레이슨이라는 유일한 항성이 있었다. 앤디와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그와 같은 포지션인 투수로 야구를 시작한 유진이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포수로 전향해 꿈을 이어가게 된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유진은 우연한 기회에 메이저리그의 시범경기에 차출되어 마침내 앤디와 배터리를 이루게 된다. 그토록 오랜 시간 간절히 바라온 꿈을 이루었다. 드디어 앤디를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게 웬일. 유진의 우상은, 아니 우상은 무슨. 앤디 그레이슨은 최악의 개자식이었다!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었다. 딱 앤디가 미친놈이었다는 것까진. 그런데 거기서부터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되었다. 유진 한, 23해 평생을 지극히 노멀한 취향을 가진 평범한 이성애자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취향이 설마 개자식에 미친놈이었을 줄이야.... * 본문발췌 “그동안 데면데면하게 굴다가 경기 때 되니까 이제야 다정하게 대해 주는 거야?” “네? 데면데면하게 굴다뇨. 그런 적 없어요.” “거짓말.” 유진은 침묵했다.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투수 케어는 유진에게 맡겨 놓고 나 몰라라 하고 있던 선수들이며 감독이 쭈뼛쭈뼛 마운드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 유진이 발돋움을 하며 앤디를 껴안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그런 거 아니에요. 좋아서…… 당신이 귀엽고, 떨려서 그랬어요. 당신이 너무 좋아질까 봐, 조금 무서워서.” 귓가로 들려오는 말에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정신이 확 들었다. 온몸에 퍼져 있던 나른한 열감이 단번에 얼굴로 몰려온 듯했다. “너 무슨 그런 말을…….” “어이, 거기. 시간 다 됐어. 돌아와.” 짜증 섞인 심판의 부름에 유진이 잽싸게 품에서 떨어져 나갔다. 유진의 얼굴도 선명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아무튼, 무슨 문제 있으면 바로 타임 요청해요. 가 볼게요.” “잠깐만.” 앤디는 돌아서려는 유진을 붙잡고 말했다. “사실 시야가 좀 흐릿해. 근데 계속 던지고 싶어. 어쩌지?” 그가 경기 중에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건 처음이었다. 그는 유진의 솔직함에 응답하고 싶었다. “던져요. 그냥 제 얼굴만 보고 던져요. 저 좋아한다면서요. 저 좋아하는 만큼 힘껏 던지면 돼요.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할게요.” 유진은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달려가 버렸다. 앤디는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나왔다. 황당하고, 화끈거리고, 멋있고, 또 어이없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얘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