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재 | TIBIU

번역, 문장, 사랑
늘재 · 现代背景 · 爱恨交织漫画连载*작품 분위기를 위해 사실과 다르게 서술된 부분이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쌍방구원 #작가공 #능글연하공 #번역가수 #여유연상수 “내게 한 구절을 읽어 줘요. 당신의 모어로.” 현대 영미 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이안 하트넷. 그의 책을 모두 번역한 번역가 백무영은 이안의 데뷔작 『농담 같은 것들』의 연극 대본을 번역하기 위해 런던으로 향한다. 어두운 극장, 막이 오르기 직전의 순간. 무심코 고개를 든 무영은 깊숙이 파고들었던 책속에서의 이안이 아닌, 책 바깥에서의 을 비로소 처음 발견하게 되는데…. [미리보기] “미스터 백, 당신 이름을 발음해 줘요.” “…….” “당신이 떠나고 나서, 내 곁에 앉아 나를 바라보던 게 당최 무엇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내가 단 한 번도 당신을 이름으로 부른 적이 없더군요. 늘 성을 불렀죠.” 사흘 전 이안은 축축하게 젖은 수건을 더듬으며 의문해야 했다. 아픈 자신을 돌보기 위해 고집스레 곁을 지키며 긴 이야기를 들려준 남자가 한 그루였는지, 이었는지, 아니면 이었는지……. “……이안, 거래 위반이에요.” 백무영이 답했다. “내 몫은 당신의 책을 번역하여 읽어 주는 것인데요. 내 이름은 당신의 그 어떤 문장에도 들어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백무영은 한 발짝 발을 물려 작가와의 거리를, 그러니까 이안과의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순간 이안은 그의 이름을 불러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들고 싶은 난폭한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이안은 눈앞의 남자를 명명할 줄을 몰랐다. 이름은 알고 있으나, 정확하게 발음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침묵했다. 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 느리게 흡연했다. 마침내 한 개비가 모두 탈 때까지 그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내가 어떻게 할까요?” 한참 뒤 이안이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백무영이 눈가를 찌푸렸다. “난 당신이 결국엔 발음해 주리라는 것을 알아요. 내가 더한 위반을 저질러도 당신은 기꺼이 받아들이겠죠. 나는 작가고, 당신은 작가란 존재를 사랑하잖아요.” “…….” “그러니 당신이 선택해 봐요. 내가 명령할까요, 아니면 한 번 더 간절하게 부탁할까요?”